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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About 저작권

타인의 저작물은 어떻게 인용해야 할까? -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by 실버슈 2020. 5. 26.

Photo by  David Kiriakidis  on  Unsplash

우리가 기존에 있었던 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과거에 타인이 만들어 놓은 선행 저작물을 인용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만약 이를 저작권 보호의 이유로 복잡한 절차를 만들어 두거나 인용을 어렵게 한다면 문화 및 관련 산업의 발전은 크게 도태될 것이다.

 

Photo by  Valentina Conde  on  Unsplash

우리 저작권법 제28조는 이러한 이유로 다음과 같은 조건 하에서 인용을 허용하고 있다.

 

  1. 공표된 저작물일 것

  2.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한 인용일 것

  3. 정당한 범위 내일 것

  4. 공정한 관행에 합치할 것

이번 포스팅에서는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어야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공정한 관행에 합치

 

저작권법 제28조에는 적법한 인용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관행에 합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 대법원 판례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가의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 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요약하여 말하면, 사안에 따라 정당한 범위인지, 공정한 관행에 합치하는 지를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인용이 발생한 학계 또는 산업의 일반적인 관례 등이 있는지도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개작인용이나 요약인용은 허용되는가? >

인용되는 저작물을 함부로 수정 또는 개작하는 것은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작인격권인 동일성유지권의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할 때는 원문 그대로 또는 원형 그대로 인용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할 때 그 전체를 인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내용과 분량 등을 고려하여 요약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것이 인용이라는 사실만 명백히 밝히고 원작에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라면 요약에 의한 인용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출처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저작권침해인가?

Photo by  Mona Eendra  on  Unsplash

저작권법 제37조 제1항은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의 경우 그 출처를 명시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저작권법 제138조 제2호는 이 규정을 위반하여 출처를 명시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출처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제28조를 위반한 저작권침해인가?

 

저작권 침해는 제136조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제138조가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과 달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로 규정하고 있어 형이 더 무겁다. 이처럼 별개의 규정으로 형량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은 출처명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저작권 등 권리의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출처를 명시하는 것은 '공표된 저작물 인용'의 요건을 떠나 적법한 인용을 위한 필수 조건이므로, 각 업계와 학계의 기준에 따라 출처를 명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인용의 범위

Photo by  Micheile Henderson  on  Unsplash

위의 모든 요건을 다 갖추었다면 그 인용은 적법하나 것이 되고,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무상으로 그 인용된 부분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인용은 어느 범위까지 허용될까?

 

저작권법 해당 규정에서는 단순히 "인용할 수 있다"라고만 명시되어 있는데, 다른 조문에서 적용 범위를 특정한 것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따로 명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복제뿐만 아니라 공연, 공중송신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넓게 해석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정리하며

 

지금까지 공표된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할 때의 요건과 인용이 허용되는 범위에 대해 알아보았다. 타인의 저작물을 산업의 발전 또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타인이 노력해서 만든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인 만큼 그에 대한 기준을 지키고 출처를 명시하는 등 저작권법에 명시된 내용들을 지켜준다면, 타인의 저작권에 대한 존중과 나의 저작물을 더 풍요롭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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